눈만 껌뻑껌뻑.
"그러니까 듣는 사람이 농담이라 생각해버리면 그 말은 농담이 되는거고, 진심이라 느꼈다면 그 말이 곧 진담이─."
"뭐가 그렇게 복잡해?"
조금 심통난 말투다.
"아니, 그다지 복잡할 것 없어. 내가 내뱉은 말이지만 나의 생각은 배제하고 네가 느낀 바에 따라 결정되는 거니까. 난 언제나 그 결과에 따라서만 행동해왔어."
차근차근 설명조로 말했지만 여전히 이해 못하는 얼굴이다.
"으…, 그러니까……."
"예들 들어 설명해 줄게."
나는 내 앞의 말라버린 분수대를 보며 나란히 앉아있던 공원의 벤치에서 몸을 돌려 그녀를 마주보았다.
"만약에 내가 너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했어."
흠칫한다. 표정에 큰 변화는 없었지만 살짝 굳어있는 듯하다.
"어, 응."
하지만 이내 그런 기척은 사라졌다.
"그런데 그 배경이 좀 떠들썩한 분위기의, 음……. 그래, 학교 MT 같은 거라고 치자."
고개를 살짝 끄덕인다.
"다들 기분 좋게 조금 취해서 떠들썩한거야. 그리고 나는 그 와중에 너한테 슬쩍 그런 말을 한거지."
고개를 살짝 끄덕인다. 아아, 그런거였나.
"그 순간 네가 진짜 내 마음을 말한 거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내 진심어린 고백이 되는거고……."
"아니면?"
잡아채듯 말을 잇는다.
"아니면 그건 그냥 술자리의 지나가는 농담이 되는거야."
표정이 복잡미묘하다.
"그리고 또 만약 네가 나에게 별 호감이 없었다면 그냥 지나가는 농담이겠지만 그런게 아니라면 너에게 있어서는 꽤나 저급한 농담이 될지도."
뭔가 말하려는 듯이 닫혀있던 입이 급히 살짝 열렸지만 이내 천천히 다문다.
"어찌됐든 네가 농담이라고 생각했다는게 느껴졌다면 나는 바로 다음에 '하하, 농담이야, 농담' 하면서 넘어가겠지."
그저 나를 바라보고만 있다.
"하지만 별로 상관 없어. 그 이후에는 나조차도 그때 그건 농담이었다고 생각하게 될테니까."
"그치만 그런건……."
그녀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나를 불쌍하게 여길까? 내가 별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할까?
하지만 상관않고 말했다.
"그래서 지금은?"
"어?"
내 갑작스런 질문에 놀란듯 벙찐 얼굴이다.
하지만 상관않고 말했다.
"지금은 어때?"
"어…, 어?"
아직 혼란속이다.
"지금 내가 한 고백은 어떻게 느껴졌어?"
나는 후련함에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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