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8월 28일
선물
여자의 휴대폰에 문자 메시지를 수신했다는 글귀가 깜빡거렸다.
여자는 휴대폰을 열었다.
'야 밥먹자'
딱 네 글자.
발신인의 이름에는 뒤에 하트가 붙어있었다.
여자는 별 표정없이 답장을 보냈다.
'ㅇ 어제 말한 곳?'
여자도 짧게 답문한다. '메시지 발신중'이라는 글이 뜨고 나서 곧 전송이 완료된다.
그러자 얼마 안 돼서 다시 문자 메시지가 도착했다.
'엉 빨리 나오세영'
여자는 다시 짧게 답문했다.
'넹'
전송완료 알림이 뜨고, 휴대폰 기본 배경화면으로 돌아왔다.
여자는 버튼을 몇 번 눌러 달력을 띄웠다.
오늘 날짜에는 뭔가 굵은 표시가 되어있었다. 기념일 설정이 되어있는 듯하다.
여자는 복잡미묘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몸을 일으키고 외출 준비를 했다.
남자는 꽤 들떠있었다. 방금 먹었던 게 맘에 든 모양이다.
"오랜만에 싸고 좋은데 찾았다. 그치?"
여자도 즐거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수준 이상의 맛이었던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이내 복잡한 표정으로 되돌아왔다. 그러다가 여자는 은근슬쩍 얘기를 꺼냈다.
"오늘 무슨…날인지 알아?"
그러자 남자는 앞서가다가 여자를 뒤돌아보았다.
그러다 휴대폰을 꺼내어 잠시 들여다보니 여자에게 되물었다.
뭘 보고 있는지는 여자의 시야에 들어오지 않았다.
"뭔 날인데? …근로자의 날인가?"
여자는 '내가 안 알려줬었나…'라고 생각하며 이내 별다른 표정 없이 말했다.
"아니, 아무것도 아냐."
남자는 멀뚱멀뚱 여자를 쳐다보다가 이내 다시 몸을 앞으로 돌려 걸어가려다가 다시 여자를 향했다.
"아, 맞다. 살 게 있는데 꽃집 좀 같이 가자."
"꽃집? 웬 꽃집?"
여자는 '뭔 꽃집에 간다고 그러지.'하고 생각하다가 그의 집에 한번 놀러 갔을 때 봤던 화단이 떠올랐다.
"그 왜 저번에 우리 집에 왔을 때 있던 화단 봤었지? 거기에 추가 좀 하려고."
그게 맞나 보다.
"응."
남자를 따라나섰다.
"음…. 이 정도면 되겠지."
화분 하나를 구경하고 있던 여자는 남자의 말에 고개를 돌렸다.
"다 된 거야?"
남자는 구입한 화분들 몇 개를 죽 보더니 말했다.
"응, 안녕히 계세요."
주인에게 인사를 하고 남자와 여자는 꽃집을 나왔다.
그러다 갑자기,
"잠깐만 이거 좀 들고 있어줘."
하며 여자에게 짐을 넘기고 다시 꽃집으로 들어갔다.
여자는 어리둥절하며 화분들을 받아들고 눈으로 남자의 뒤를 좇았다.
조금 기다리자 이윽고 남자가 꽃 한 송이를 들고 나왔다.
여자는 순수한 의문을 담아 물었다.
"어? 뭐야, 그건?"
그러다가 점점 순수했던 의문은 기대로 바뀌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색은 하지 않으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그거 나 주려고?"
그러자 남자는 여자를 멀뚱멀뚱 쳐다보며,
"어? 아니…, 이런 것도 장식해 두면 좋을 것 같아서. 음, 가질래?"
라고 말했다.
잠시 정적.
여자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남자에게 다가가 화분들을 신경질적으로 넘겨주었다.
"어, 어, 야, 화분 떨어져!"
남자는 재주 좋게 화분을 받아들며 여자를 바라보았다.
"야…, 내가 뭐 잘못했냐? 꽃 준다니까?"
"됐네요."
여자는 차갑게 돌아섰다.
"밥 다 먹고 볼일 다 봤으니까 집에나 갈래."
그리고 집으로 향한다.
남자는 왠지 모르겠지만 싱글벙글하며 여자 뒤를 쫓았다.
"그럼 갈게."
여자는 자신의 집 앞에서 잘 가라고 손을 흔들며 인사를 했다.
아까의 화는 대충 풀린 것 같았다.
그리고 몸을 돌려 문으로 들어가려 하는데,
"아, 잠깐."
하며 남자가 여자의 팔목을 잡고 멈춰 세웠다.
"응?"
여자는 뒤돌아보며 의문을 표시.
"잊고 간 게 있잖아."
"…응?"
여자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자신의 주머니나 가방에서 지갑이나 휴대폰 등을 확인했다.
그러나 별로 사라진 것은 없다.
그러자 남자는 싱글벙글 웃더니,
"아니, 이쪽."
하며 허리춤에서 꽃 한 송이를 건넨다.
"…어?"
여자는 가방을 뒤지던 자세 그대로 굳어버렸다.
아까 마지막에 샀던 그 꽃 한 송이다.
"생일 축하해."
여자는 천천히 그 꽃을 받았다.
"이거…, 장식한다며…."
그러자 남자는 피식 웃었다.
"야, 그래도 생일 안 챙겨 주겠냐? 그냥 둘러댄 거였지."
"…그래? 생일 모르는 줄 알았는데…."
아까 무슨 날이냐고 물었을 때를 떠올리며 여자는 꽃을 한바퀴 돌려보았다.
남자는 자신의 휴대폰을 꺼내서 달력을 보여주며 말했다.
"자, 여기 적혀 있지?"
오늘 날짜의 기념일에는 분명히 자신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헤, 주제에 깜짝 놀라게 해주겠다고…."
여자는 싱긋 웃으며 남자를 바라보았다.
남자는 쑥쓰러운듯 시선을 딴 데로 돌렸다.
"하하, 뭐, 이 정도 가지…업."
뒤의 파란색 지붕 집을 바라보고 있던 남자는 갑자기 뭔가 다가오는 듯한 느낌에 시선을 돌렸더니,
여자가 쪽 하고 짧게 입맞춤을 하고 웃고 있었다.
남자는 아무 말도 못하고 서서 여자만 바라봤다.
여자가 먼저 입을 열었다.
"어때, 니가 더 깜짝 놀랐지?"
"아…."
남자는 굳어있던 몸이 갑자기 확 풀리면서 허탈한 소리를 내뱉었다.
"고마워."
여자는 짧게 말했다.
하지만, 남자에겐 깊게 느껴졌다.
"그럼 갈게."
여자는 몸을 돌려 집으로 들어갔다.
"응."
남자도 여자를 끝까지 바라보며 문이 닫히고 자신의 집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여자에게 문자가 왔다.
'근데 너 아까 내가 무슨 날인지 아냐고 물어봐서 급하게 산 거지'
남자는 답문했다.
'꽃 다시 뺏는다?'
그래도 남자는 웃고 있었다.
여자는 휴대폰을 열었다.
'야 밥먹자'
딱 네 글자.
발신인의 이름에는 뒤에 하트가 붙어있었다.
여자는 별 표정없이 답장을 보냈다.
'ㅇ 어제 말한 곳?'
여자도 짧게 답문한다. '메시지 발신중'이라는 글이 뜨고 나서 곧 전송이 완료된다.
그러자 얼마 안 돼서 다시 문자 메시지가 도착했다.
'엉 빨리 나오세영'
여자는 다시 짧게 답문했다.
'넹'
전송완료 알림이 뜨고, 휴대폰 기본 배경화면으로 돌아왔다.
여자는 버튼을 몇 번 눌러 달력을 띄웠다.
오늘 날짜에는 뭔가 굵은 표시가 되어있었다. 기념일 설정이 되어있는 듯하다.
여자는 복잡미묘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몸을 일으키고 외출 준비를 했다.
남자는 꽤 들떠있었다. 방금 먹었던 게 맘에 든 모양이다.
"오랜만에 싸고 좋은데 찾았다. 그치?"
여자도 즐거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수준 이상의 맛이었던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이내 복잡한 표정으로 되돌아왔다. 그러다가 여자는 은근슬쩍 얘기를 꺼냈다.
"오늘 무슨…날인지 알아?"
그러자 남자는 앞서가다가 여자를 뒤돌아보았다.
그러다 휴대폰을 꺼내어 잠시 들여다보니 여자에게 되물었다.
뭘 보고 있는지는 여자의 시야에 들어오지 않았다.
"뭔 날인데? …근로자의 날인가?"
여자는 '내가 안 알려줬었나…'라고 생각하며 이내 별다른 표정 없이 말했다.
"아니, 아무것도 아냐."
남자는 멀뚱멀뚱 여자를 쳐다보다가 이내 다시 몸을 앞으로 돌려 걸어가려다가 다시 여자를 향했다.
"아, 맞다. 살 게 있는데 꽃집 좀 같이 가자."
"꽃집? 웬 꽃집?"
여자는 '뭔 꽃집에 간다고 그러지.'하고 생각하다가 그의 집에 한번 놀러 갔을 때 봤던 화단이 떠올랐다.
"그 왜 저번에 우리 집에 왔을 때 있던 화단 봤었지? 거기에 추가 좀 하려고."
그게 맞나 보다.
"응."
남자를 따라나섰다.
"음…. 이 정도면 되겠지."
화분 하나를 구경하고 있던 여자는 남자의 말에 고개를 돌렸다.
"다 된 거야?"
남자는 구입한 화분들 몇 개를 죽 보더니 말했다.
"응, 안녕히 계세요."
주인에게 인사를 하고 남자와 여자는 꽃집을 나왔다.
그러다 갑자기,
"잠깐만 이거 좀 들고 있어줘."
하며 여자에게 짐을 넘기고 다시 꽃집으로 들어갔다.
여자는 어리둥절하며 화분들을 받아들고 눈으로 남자의 뒤를 좇았다.
조금 기다리자 이윽고 남자가 꽃 한 송이를 들고 나왔다.
여자는 순수한 의문을 담아 물었다.
"어? 뭐야, 그건?"
그러다가 점점 순수했던 의문은 기대로 바뀌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색은 하지 않으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그거 나 주려고?"
그러자 남자는 여자를 멀뚱멀뚱 쳐다보며,
"어? 아니…, 이런 것도 장식해 두면 좋을 것 같아서. 음, 가질래?"
라고 말했다.
잠시 정적.
여자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남자에게 다가가 화분들을 신경질적으로 넘겨주었다.
"어, 어, 야, 화분 떨어져!"
남자는 재주 좋게 화분을 받아들며 여자를 바라보았다.
"야…, 내가 뭐 잘못했냐? 꽃 준다니까?"
"됐네요."
여자는 차갑게 돌아섰다.
"밥 다 먹고 볼일 다 봤으니까 집에나 갈래."
그리고 집으로 향한다.
남자는 왠지 모르겠지만 싱글벙글하며 여자 뒤를 쫓았다.
"그럼 갈게."
여자는 자신의 집 앞에서 잘 가라고 손을 흔들며 인사를 했다.
아까의 화는 대충 풀린 것 같았다.
그리고 몸을 돌려 문으로 들어가려 하는데,
"아, 잠깐."
하며 남자가 여자의 팔목을 잡고 멈춰 세웠다.
"응?"
여자는 뒤돌아보며 의문을 표시.
"잊고 간 게 있잖아."
"…응?"
여자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자신의 주머니나 가방에서 지갑이나 휴대폰 등을 확인했다.
그러나 별로 사라진 것은 없다.
그러자 남자는 싱글벙글 웃더니,
"아니, 이쪽."
하며 허리춤에서 꽃 한 송이를 건넨다.
"…어?"
여자는 가방을 뒤지던 자세 그대로 굳어버렸다.
아까 마지막에 샀던 그 꽃 한 송이다.
"생일 축하해."
여자는 천천히 그 꽃을 받았다.
"이거…, 장식한다며…."
그러자 남자는 피식 웃었다.
"야, 그래도 생일 안 챙겨 주겠냐? 그냥 둘러댄 거였지."
"…그래? 생일 모르는 줄 알았는데…."
아까 무슨 날이냐고 물었을 때를 떠올리며 여자는 꽃을 한바퀴 돌려보았다.
남자는 자신의 휴대폰을 꺼내서 달력을 보여주며 말했다.
"자, 여기 적혀 있지?"
오늘 날짜의 기념일에는 분명히 자신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헤, 주제에 깜짝 놀라게 해주겠다고…."
여자는 싱긋 웃으며 남자를 바라보았다.
남자는 쑥쓰러운듯 시선을 딴 데로 돌렸다.
"하하, 뭐, 이 정도 가지…업."
뒤의 파란색 지붕 집을 바라보고 있던 남자는 갑자기 뭔가 다가오는 듯한 느낌에 시선을 돌렸더니,
여자가 쪽 하고 짧게 입맞춤을 하고 웃고 있었다.
남자는 아무 말도 못하고 서서 여자만 바라봤다.
여자가 먼저 입을 열었다.
"어때, 니가 더 깜짝 놀랐지?"
"아…."
남자는 굳어있던 몸이 갑자기 확 풀리면서 허탈한 소리를 내뱉었다.
"고마워."
여자는 짧게 말했다.
하지만, 남자에겐 깊게 느껴졌다.
"그럼 갈게."
여자는 몸을 돌려 집으로 들어갔다.
"응."
남자도 여자를 끝까지 바라보며 문이 닫히고 자신의 집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여자에게 문자가 왔다.
'근데 너 아까 내가 무슨 날인지 아냐고 물어봐서 급하게 산 거지'
남자는 답문했다.
'꽃 다시 뺏는다?'
그래도 남자는 웃고 있었다.
# by | 2008/08/28 00:19 | 소설이랍시고...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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